한국에서 정신없이 바쁜 여름을 보낸 후 다시 돌아온 파리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파리가 좋은 건지 혼자 사는 게 좋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한국에서보다 프랑스에서 마음이 훨씬 놓인다.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가 놀러 왔다. 비록 거주하고 있는 국가는 다르지만, 같은 유럽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큰 힘이 되는 친구이다. 네가 있어 참 감사해. 파리에 와 줘서 고마워 :)
친구랑 처음 와 본 셰익스피어 카페. 바로 옆에 있는 셰익스피어 서점도 갈까 생각했었는데 서점 밖으로 길게 이어진 줄을 보고 바로 마음을 접었다. 난 기다리는 게 싫다.
테라스 석에서 에이드를 마셨다. 파리에서 파는 에이드에는 도대체 왜 때문에 탄산이 안 들어있는 걸까. 얼음 동동 띄운 아주 시원한 탄산을 마시고 싶었는데… 벌 마음에는 쏙 들었는지 테라스에 앉아 있는 내내 우리 주변을 맴돌았다. 파리에는 벌이 참 많다.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익숙해지기 싫다.
알록달록 개성 넘치는 벽화 구경하는 재미가 넘치는 몽마르뜨. 사크레 쾨르 성당까지 올라가는 고된 길을 견딜 수 있는 건 다 벽화 덕분이다. 벽화 보는 건 언제나 즐겁다. 친구들 올 때마다 오르내리는 언덕길이지만, 매번 새로운 길을 찾아 오르내리며 새로운 작품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랑해 벽에서 만난 사랑스러운 아빠와 딸. 결혼하고 싶다.
함께 볼 때 예쁜 에펠. 애초에 혼자서는 보러 가지도 않고, 본다고 해도 별 감흥이 없다. 나는 ‘무엇’을 하느냐 보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 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구나, 파리에 와서 깨달았다.
8월 말의 파리는 내가 좋아하는 색으로 가득 채워진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아침 공기, 눈동자를 가득 메우는 푸른빛은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기에 완벽한 조건이다. 그래서 난 여름 끝자락이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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