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이라고 썼지만 3월뿐인 식탁 일기!
3월엔 감사하게도 집에서 혼자 먹는 날보다 초대받아 함께 먹었던 날이 많은 달이었다.
3월 2일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우연히 보게 된 성시경 '브리 치즈 파스타' 영상. 너무 먹음직스럽게 생겨서 바로 따라 해 보았다. 집에 바질 대신 루꼴라가 있어서 루꼴라를 넣어 만들었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어 만든 파스타. 마늘을 많이 넣어서 그런지 살짝 알싸했다. 맛은 있었는데 계속 먹다 보니 물리는 맛이었다. 만족스러운 한 끼였지만 두 번 안 해 먹을 것 같다.
3월 3일

전날 해 먹은 브리 치즈 파스타 만들고 남은 재료로 만든 마늘 파스타. 나는 브리 치즈 파스타보다 이 마늘 파스타가 훨씬 맛있었다. 재료도 과정도 브리 치즈 파스타에 비하면 훨씬 간단해서 만들어 먹기도 훨씬 편했다. 다음날 또 해 먹었다.
3월 8일


생일이라고 친구 어머니께서 집으로 초대해 주셨다. 전식으로 먹은 넴. 아마도 중국 마트나 picard 같은 곳에서 살 수 있는 냉동 넴인 것 같았는데 너무나 맛있었다. 하긴 스위트 칠리소스랑 같이 먹는데 안 맛있을 수가 없지. 넴 밑에 깔려 있는 초록색 식물은 박하인데 넴이랑 같이 먹으니 화-하니 넴의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본식으로는 친구 어머니표 비빔밥을 먹었다. 각종 재료들이 듬뿍 들어가 있어 색깔도 예쁘고 맛도 좋은 아주 푸짐한 비빔밥이었다. 특히 저 잘게 다져진 고기가 너무 맛있었다.
3월 17일


친구랑 같이 공부하고 나니 저녁 시간이 되어서 친구가 크림 파스타를 만들어 주었다. 저 파스타 한 3-4인분 양이었는데 둘이서 남김없이 싹싹 다 긁어먹었다. 평소에 식욕도 먹는 양도 많지 않은 편인데 이 친구가 해 주는 음식은 다 너무 맛있어서 양이 아무리 많아도 항상 다 먹게 된다. 맛있는 요리 해 주어서 항상 너무나 고마워! 디저트로는 친구 집 근처에서 내가 사 가지고 간 레몬 타르트와 초코 타르트를 먹었다. 파스타 3-4인분 먹고 타르트 2개도 클리어 한 우리... 최고야.


친구 집에서 배가 터지도록 저녁을 먹고 정명훈선생님 연주 들으러 라디오 프랑스로 달려갔다. 이 연주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1부 메시앙도, 2부 브루크너도 다 너무 좋았다. 배도 뚠뚠 마음도 뚠뚠한 그런 기분 좋은 하루였다.
3월 19일

나는 카레를 정말 좋아하는데 맨날 기본 카레만 만들어 먹다 보니 조금 질려서 만들어 본 닭고기 카레. 평소에 먹던 카레랑은 다른 색다른 맛이 아주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카레 해 먹을 때마다 밥 한 공기는 그냥 뚝딱이지.
3월 21일

또 다른 친구 어머니께서 해 주신 근사한 저녁 한 상. 일 끝나고 조금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음식이 다 식은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 너무 맛있었다. 또 원래 토마토소스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이날 먹은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는 너무 맛있었다. 폭립 소스도 달짝하니 너무나 내 스타일이었고 구운 감자도 고소해서 맛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너무나 훌륭한 한 끼였다.
3월 22일

또 다른 친구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김밥. 제가 김밥 좋아하는지 어떻게 아시고 이렇게 맛있는 김밥을 만들어 주셨나요. 정말 너무 감사해요. 세상 모든 어머니표 김밥은 맛이 조금씩 다를 뿐 다 너무 맛있는 것 같다.
3월 24일

스파게티와 폭립, 구운 감자 만들어 주신 어머니와 김밥 만들어 주신 어머니께서 함께 차려 주신 저녁 한 상. 다 맛있었는데 특히 양배추롤이 너무 맛있었다. 무슨 소스인지 잘 모르겠는데 소스가 정말 맛있었고 양배추롤이랑 너무 잘 어울렸다. 아삭한 식감도 너무 좋았다. 국은 소고기 뭇국이랑 비슷한 맛이었는데 훨씬 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3월 26일

이번에도 역시 위에서 근사한 한 상을 차려 주신 두 어머니들께서 함께 만들어 주신 비빔 막국수. 막국수가 너무 매울까 봐 샌드위치도 함께 만들어 주셨다. 새콤달콤 소스와 오이와 무, 김치가 다 너무 잘 어우러져서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먹을 복과 감사함이 넘쳤던 3월이었다. 자칫 외롭고 힘들어질 수 있는 타지에서의 삶을 함께해 주는 친구들과 어머니들 덕분에 너무나 즐겁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던 한 달이었다.
'프랑스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리 일상] 초콜릿 박람회 '살롱 뒤 쇼콜라 salon du chocolat'에 다녀오다! (1) | 2024.05.03 |
---|---|
아시아나 인천(ICN)-파리(CDG)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 후기, 기내식 리뷰 (feat. 무료 업그레이드) (1) | 2024.04.15 |
[파리 일상] [보리식탁] 겨울 편 (12월/2월) ❄️ (0) | 2023.02.27 |
[파리 일상] [보리식탁] 가을 편 (9월/11월) 🍂 (0) | 2022.11.27 |
[파리 일상] 친구와 함께, 여름 끝자락 🌿 (0) | 2022.10.31 |
댓글